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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화조월석 3권 (완결)

꽃이 핀 아침과 달 밝은 저녁

※ 무협 판타지, 동양풍, 시대물, 재회물, 키잡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병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태여림의 유일한 낙은 사형인 홍위진을 지켜보는 일이다. 홍위진은 무당 본산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무인이다. 무공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외모 또한 출중하여 모든 이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인기인이다. 태여림은 그런 멋진 사내와 자신이 제일 가까운 사람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몹시 미안하고 죄스럽기도 했다. 적어도 십 년 전에 강호로 나가 훨훨 날고 있어야 할 홍위진이다. 그런 그가 아직도 무당산에 남아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제 앞가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태여림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태여림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무려 십칠 년이다..
※ 무협 판타지, 동양풍, 시대물, 재회물, 키잡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병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태여림의 유일한 낙은 사형인 홍위진을 지켜보는 일이다. 홍위진은 무당 본산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무인이다. 무공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외모 또한 출중하여 모든 이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인기인이다. 태여림은 그런 멋진 사내와 자신이 제일 가까운 사람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몹시 미안하고 죄스럽기도 했다. 적어도 십 년 전에 강호로 나가 훨훨 날고 있어야 할 홍위진이다. 그런 그가 아직도 무당산에 남아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제 앞가림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태여림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태여림은 하루하루가 괴롭다. 무려 십칠 년이다. 홍위진의 보살핌을 받으며, 그의 빛나는 삶을 갉아 먹어온 세월이. 더는 홍위진의 인생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태여림은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려 하는데…….


본문 발췌 ‣‣
홍위진은 눈물로 축축하게 젖은 태여림의 뺨을 손으로 꼼꼼하게 닦아 주었다.
“최상승의 무공을 익혔다고 해서 강한 사람이 아니다. 강한 마음과 강해지고자 노력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다. 그런 면에 있어 여림이 너는 강해. 화타라고 불리던 여선 의원도 네가 돌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들었다. 그런데 지금 그 결과가 어떠하느냐? 넌 이겨냈고, 이렇게 내 눈앞에서 징징거리고 있질 않느냐? 내 중원 천하는 모르겠으나, 이곳 무당산에서 너만큼 강한 마음과 의지를 지닌 이는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태여림은 고개를 불쑥 들었다. 홍위진의 얼굴은 ‘내 말 이해했으면, 이제 웃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감정이 복받친 태여림은 홍위진의 목을 와락 끌어안았다.
“사형!”
태여림의 돌발 행동에 홍위진의 몸이 흔들리며 두 눈이 커다래졌다. 하지만 홍위진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태여림의 허리를 꼭 끌어 안아주었다. 품에 반도 들어차지 않는 안쓰러울 정도로 가는 허리다.
“내일모레면 장가가도 시원치 않을 녀석이, 아직도 이리 애처럼 굴면 어찌하느냐?”
홍위진의 반 농담 조 꾸짖음에, 태여림은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말을 가슴속으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사형, 그런 강한 마음만으로는 사형과 계속 함께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사형은 강호로 나가 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할 분.’
홍위진의 출가는 적어도 십 년 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상승 무공 연마를 이유로 강호 진출을 미루고 또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태여림은 그가 강호 진출을 미루는 진짜 이유가, 제 몸 하나 건수 못하는 자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더는 홍위진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인의 강호 진출에도 적기(適期)라는 것이 있었다. 바람과 싸우고 시간과 싸우며 홀로 무공을 연마하는 것도. 강호로 나가 서로 다른 문파에서 무공을 갈고 닦은 무인들과 겨루는 일도 모두 적당한 시기가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홍위진의 경우 강호에 나갈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태여림은 홍위진의 옷깃을 틀어쥐었다. 구겨지는 옷자락을 보며 서글픈 마음을 쏟아냈다. 소리도 없고 전해지지도 않을.
‘사형은. 홍위진 사형은…, 아버지를 포함한 무당의 대다수 사람이 한겨울 차가운 골방에 방치되었던 내가 죽기만을 바랄 때, 나를 품에 안고 사부님께 달려가셨던 분입니다.’
열 살의 홍위진, 병든 갓난아이를 간호하기에는 그 역시 너무 어리고 작은 아이다. 그 어린아이가 자신을 돌보기 위해 포기해야만 했을 수많은 기회, 그리고 매 순간 감내해야 했을 수많은 어려움을 떠올리면 눈물부터 쏟아지는 태여림이다.
‘지금까지 저를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형은 저에게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그런 분이 이 넓은 무당산에서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병약한 저를 두고 떠날 수 있을 리가 없겠지요.’ 홍위진과의 이별을 생각하자, 저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슬픔 덩어리가 태여림의 숨통을 틀어막았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제가……, 죽지 않는 한.’
경기도 출생 / 2월 23일생 / B형 / 다양한 이야기를 저만의 느낌으로 그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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